미국 뉴저지주와 뉴욕시 등 동부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연이어 목격되면서 당국이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당국의 입장에도 불안은 여전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미 ABC 방송에 출연해 "연방 정부가 드론 목격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뉴저지주 경찰을 지원할 추가 자원과 인력, 기술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민에게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뉴저지주 등 미 동부 해안을 따라 드론 목격 사례가 잇달았다. 또 여러 대의 대형 드론이 군 시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골프장이 있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인근을 날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목격 사례 중 일부는 드론으로 오해받은 유인 항공기라고 밝혔다. 매일 수천대의 상업용 드론이 비행한다며 2023년 9월 연방항공청(FAA)이 드론의 야간 비행을 허용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드론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짐 하임스 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드론 활동이 외국 간첩 활동이나 범죄 활동에 연관됐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지만, 정부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이란도, 중국도, 화성도 아니다"라며 적대국이 드론을 보냈다는 소문을 일축했다.
전날 백악관과 DHS, FAA, 연방수사국(FBI)은 합동 브리핑을 통해 최근 급증한 드론 목격 신고가 유인항공기를 오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DHS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중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FBI에 따르면 드론 목격 신고 5000건 중 실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것은 100건 이하다. FBI 관계자는 "드론 목격 신고가 주변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경로 주변에 집중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는 뉴욕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 뉴저지의 뉴어크 공항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전날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이번 일은 너무 심하다"며 관계 당국에 진상 파악을 촉구했다. 그는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스튜어트 국제공항 활주로가 드론 활동으로 인해 13일 밤 약 1시간 동안 폐쇄됐다고 밝혔다.
제임스 도드 뉴저지주 도버타운 시장은 공식 대응이 불안하다며 "미국은 5000마일(약 8047㎞)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을 쏠 수 있지만, 이 드론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DHS에서 받은 답변 문서를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드론을 누가 조작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전 주지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택 상공에서 수십 개의 대형 드론을 목격했다며 "연방 정부의 투명성 부족과 무관심한 태도에 국민은 우려와 좌절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당장 대중에게 알리거나 그렇지 않으면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