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부부가 어린아이의 암 투병을 조작해 5000만원 가까이 모금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16일(현지시간) 호주 뉴스닷컴은 "6살 아들이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개설해 치료비 명목으로 기부를 요청한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아이가 암에 걸린 것처럼 꾸미기 위해 미용사인 동료에게 아들의 머리카락과 눈썹을 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들의 다리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에 앉히기도 했다.
이들은 병원비 모금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개설한 뒤 아이의 사진과 "1기 안구암"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짧은 시간 안에 약 6만 호주달러(약 5000만원)가 모였다. 친구와 가족, 아들이 다니는 사립학교 학부모들까지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가짜로 꾸민 암은 망막모세포종으로 추정된다. 망막모세포종은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암의 종류다. 유전적 망막모세포종은 대개 가족력을 가지고 있고 부모 중 한 명이 돌연변이를 보유한 경우 자녀에게 암이 생길 확률은 50%에 달한다.
그러나 아이가 암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발각돼 부부는 지난 15일 체포됐다. 이들은 유해 행위 및 기만행위 혐의로 각각 기소됐으며, 이날 포트 애들레이드 지방법원에 출두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7년에 처한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더없이 악랄하고 잔인한 행위"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