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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시계 밀반입 혐의' 양현석 "연예계 관행"…혐의 재차 부인
더팩트 기사제공: 2025-01-10 14:54:01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2차 공판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선물 받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선물 받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윤경·정인지 기자]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선물 받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차 공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양 총괄 측은 시계를 받은 시점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협찬받는 건 연예계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양 총괄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관세) 혐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양 총괄 측 변호인은 이날 '시계를 언제 어디서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잘 기억나지 않아 특정이 안 된다"고 답했다. '공소장에 나온 시계 외에 여러 시계를 받았는데 해당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받은) 시계들을 어떻게 구분하냐'라고 묻는 말에는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공항을 통과할 때 피고인이 착용하고 있었다는 게 나와야 하는데 그건 없고 싱가포르에서 줬고 착용하고 있었다는 거로는 연결이 안 된다"며 "당시 임직원들도 협력하고 있었고 선물을 줬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다 검토했다. 한국에 갖고 온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양 총괄이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R 사 아시아 대표 A 씨에게 먼저 시계를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양 총괄은 싱가포르 입국 직전 A 씨에게 '요청한 시계를 준비해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2014년 9월12~16일 YG 소속 가수들의 콘서트 일정과 명품업체 투자 협약식 등으로 싱가포르에 방문 예정이던 양 총괄은 출국 전인 8월27일~29일 A 씨에게 영어로 "예전에 요청한 시계를 준비해달라"(i really wanna get the watch I have been asking about.)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A 씨는 "시계가 준비됐다"(It’s ready for you my dear)고 답했다.

양 총괄 측은 재판부의 '문서로 남겨놓지 않으면 나중에 (시계를) 어떻게 돌려받냐'는 질문에는 "협찬 등을 제공할 때 받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하는 연예계 관행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앰버서더나 이런 경우에는 계약을 체결하겠지만 일반적인 협찬으로 볼 때 무작정 줘서 관세법 위반에 걸린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언을 통해 그런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선물 받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선물 받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양 총괄 측은 "물품 원가 산정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며 검찰의 특가법 적용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양 총괄 측은 시계 원가만 2억원이 넘는다는 검찰 측 주장에 "기준 자체가 잘못된 게 타이트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물품 원가가 국내에 파는 것도 아니고 들어온 가격을 전제로 하는 것 같은데 정식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관례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추후 물품 원가 관련 자료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양 총괄이 건네받은 R 사의 해골 무늬 시계 가격은 7억1151만원에 달한다. 원가만 2억810만원이다. 호텔에서 받은 시계는 1억1655만원짜리 검정색 시계다. 이들 두 모델은 10년 전 생산이 중단돼 현재 시중에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관세법 241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과 그 밖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는 특가법에 따라 가중 처벌된다.

양 총괄은 이날 오전 10시55분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세관 신고를 안 한 이유가 있는지', '시계를 협찬받았다는 근거가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양 총괄은 지난 2014년 9월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총 8억2806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지검 공공·국제범죄수사부(윤국권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13일 양 총괄을 불구속 기소했다.

양 총괄의 다음 공판은 오는 4월18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inji@tf.co.kr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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