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여중 부설 방통중 졸업식 평균 66세… 최고령자는 83세 한명씩 단상 올라 감격의 소감 45명 전원 방통고서 학업 지속
“50년 전, 이 중학교 졸업장만 있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요. 50년을 돌아 오늘에서야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 11일 오전 10시30분 충남 홍성여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졸업식. 3년 우수학업상을 받고 단상에 선 이문규(68)씨는 졸업 소감을 말하며 울컥했다. 이씨는 “17세에 서울의 직업학교에 취업했는데, 중학교 졸업장이 없어 퇴짜를 맞았다. 그래도 삶은 이어져 오늘 이 졸업장을 품에 안게 됐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왼쪽)이 11일 충남 홍성여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을 격려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지난 3년간 중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45명의 만학도들은 긴 세월을 지나 검은색 학사복과 학사모를 쓴 채 졸업식장에 나란히 앉았다. 평균 나이 66세, 최고령자는 83세였다. 졸업생 45명은 한 명씩 단상에 올라 졸업장과 상장을 받은 후 늦깎이 학교 생활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한 졸업생(50)은 “1988년에 홍성여중에 입학했다가 사정으로 학교를 중퇴했다가 40여년이 지나 이 학교 졸업생이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졸업생(75)은 “60년 전 남동생 중학교 졸업식에 학부모로 갔었는데, 오늘 남동생과 가족들이 내 학부모로 왔다며 “눈물 나는 만큼 행복하다. 고등학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졸업생 45명 전원은 방송통신고교로 입학한다. 사회를 본 홍성여중 교감은 “서두에 졸업생 평균 연령 등을 이야기했는데, 졸업생 여러분의 소감을 들으니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모두 축하 드린다”고 말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꼬박 3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해 드디어 중학교 학력을 취득한 45명 모두에게 제일 귀한 상을 더 드리고 싶다”고 축하했다. 김 교육감은 “대학교까지 공부하시고 배운 걸 각 지역에서 꼭 사용하시길 바란다. 새로운 출발과 앞으로의 멋진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홍성여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는 2019년 개교해 올해 제4회 졸업식을 맞았다. 그동안 19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홍성=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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