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잃어버렸던 반려견과 5일 만에 상봉한 한 견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미 NBC 투데이쇼 등 외신은 산불이 시작된 지역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한 주민이 자신의 반려견과 감동적인 상봉을 해 눈물을 자아냈다고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팰리세이즈의 주민인 케이시 콜빈이다. 콜빈은 화재 첫날, 이 지역에 대피 명령이 떨어졌을 때 외출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집에 있을 반려견 두 마리 '오레오'와 '티카티카티카'를 걱정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썼다. 콜빈은 현장에 출동해 있던 소방관에게 개를 구조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 소방관은 티카티카티카를 데리고 돌아왔다. 하지만 오레오는 화재에 놀란 듯 집 밖으로 도망쳐 사라진 상태였다.
몇 시간 뒤 콜빈의 집은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콜빈은 그 후 며칠 동안 오레오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소문했다. 이 과정에서 NBC 뉴스 특파원 리즈 크로이츠가 콜빈의 사연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오레오가 이웃집 잔해 속에서 잠을 자거나, 동네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이에 콜빈은 전문적인 개 추적꾼의 도움도 받았다. 이후 콜빈은 실종 5일 만인 지난 12일 극적으로 오레오와 상봉했다. '잔해 속에 있는 모습을 봤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간 곳에 오레오가 있었다.
콜빈과 오레오는 어느 집 정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했다. 콜빈이 티카티카티카를 안고선 오레오를 불렀고, 오레오는 주인의 목소리가 반가운 듯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달려왔다. 콜빈은 오레오를 안아 들고 "살아있었구나"를 연신 외치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오레오를 안고 주변을 뛰어다니며 환호성을 지르며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크로이츠는 콜빈과 오레오의 상봉 장면을 촬영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이 영상은 SNS에서 450만회 이상 조회됐다. 해당 영상을 본 해외 누리꾼은 "이 소식을 기다렸어. 오레오가 가족과 만나게 돼서 너무 다행이야", "눈물 나는 영상", "정말 기쁘다. 그들이 행복하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LA산불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반려견을 비롯한 동물들도 수난을 겪고 있다. 외신의 보도를 보면, 이 지역 동물 보호시설과 구조단체들은 화재로 갈 곳을 잃고 다친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 패서디나에 있는 동물 보호소 '패서디나 휴메인'에만 지난 나흘간 동물 약 400마리를 수용했다. 버뱅크에 있는 LA 승마센터도 말과 당나귀 등 동물 약 400마리를 수용해 돌보고 있다. 이들은 소유주가 화재경보에 대피하면서 맡기고 갔거나 불길에 놀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데리고 온 동물들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