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력 점령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덴마크 정부는 즉각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영토 확장을 넘어 군사안보와 자원 확보라는 복합적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세계 최대 섬으로, 현재 덴마크의 자치령이다. 북극권에 위치한 이 영토는 지리적으로 덴마크보다 캐나다에 더 가까우며, 2009년부터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바이킹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기 전 첫 거점으로 활용했던 곳이다. 바이킹들은 그린란드를 경유하여 현재의 캐나다 동부 퀘벡 지역까지 진출했으며, 이는 유럽인들의 최초 아메리카 대륙 진출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현재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첫 번째 이유는 외교안보적 측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적성국가로 돌아선 가운데, 러시아가 북극 지역에 미사일 기지와 군사용 항구를 건설하며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권 일대에서 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했으며, 미국 함정과 충돌 위기도 있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 영해에서는 러시아 함대와 핵잠수함이 종종 발견되고 있어,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유럽 북극권 국가들도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린란드는 북극권 방어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북극권 방어 체계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의 북극해 진출을 견제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막대한 천연자원 확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빙하량이 1970년 대비 47% 이상 감소하면서, 얼음 밑에 숨겨져 있던 광물자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희토류 매장량으로, 10조달러(약 1경50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스텔스 전투기, 항공모함, 탱크 등 주요 군사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자원일 뿐만 아니라, 첨단 전자제품과 신재생 에너지 설비 등 민간 산업에서도 핵심적인 원료로 사용된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75%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은 향후 중국과의 분쟁 시 희토류 수급 차단에 대비해 그린란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원 확보가 미국의 군사·경제적 이해관계와 직결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미래 산업 발전과 군사력 증강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주목할 만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희망하면서도 미국 편입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린란드는 17세기부터 약 400년간 덴마크의 식민 지배를 받아왔으며,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은 19세기 덴마크의 강제 동화정책으로 인한 민족 탄압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덴마크는 이누이트족 아이들을 강제로 덴마크 본국 가정에 입양시키는 등 강압적인 동화정책을 펼쳤다. 이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 겪었던 민족 탄압과 유사한 역사적 아픔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1970년대부터 분리독립운동이 이어져 왔으나, 덴마크 정부의 연간 5억 달러 규모 보조금 때문에 경제적 독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자원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독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구 약 5만 6천 명의 그린란드는 덴마크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천연자원 개발을 통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한 지역 개발이 활성화될 경우, 덴마크의 경제적 지원 없이도 독자적인 경제 발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희토류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그린란드는 세계적인 자원 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린란드가 보유한 천연자원의 가치를 고려할 때, 적절한 개발 전략만 수립된다면 충분히 경제적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제 관계 전문가들은 그린란드가 독립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린란드의 독립이 오히려 미국 합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미국이 유엔(UN) 주도국가로서 신생 독립국을 합병하는 것은 상당한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합병보다는 방위조약 체결이나 자원채굴 우선권 확보 등 우회적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미국 정부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발언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실질적인 영향력 확보를 위한 협상 전술로 보고 있으며, 미국이 덴마크의 현재 지원금보다 두 배 이상의 경제적 지원을 제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린란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군사 기지 확충을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도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어, 향후 미중 간의 새로운 경쟁 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이미 그린란드의 희토류 광산 개발에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시도한 바 있으며, 이는 미국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린란드의 향방은 미중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그린란드의 미래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보일 구체적인 행보와 이에 대한 덴마크 정부 및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대응, 그리고 국제 사회의 반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 극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영향력 확대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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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