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차단한 가운데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경쟁사 뉴코어와 손잡고 US스틸 인수를 추진한다고 1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클리프스는 US스틸을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다음 US스틸 자회사 빅 리버 스틸을 뉴코어에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클리프스와 뉴코어는 미국 양대 철강 제조사다.
CNBC에 따르면 클리프스가 제안한 인수 가격은 주당 30달러 후반대로 예상된다. 당초 일본제철은 주당 55달러, 총 141억달러(약 20조6847억원) 이상 가격으로 US스틸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대로라면 약 3분의 2 가격으로 헐값에 인수하는 셈이다.
이날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US스틸 인수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클리프스는 과거 US스틸을 72억달러(약 10조5624억원)에 인수하겠다고 했지만 US스틸 측에서 거부했다.
곤칼베스 CEO는 "사람과 근로자 중심의 미국적인 해결책이 있다"며 "US스틸을 예전처럼 훌륭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제철을 향해 "일본은 중국에 덤핑하는 법, 과잉생산하는 법을 가르쳤다"며 "일본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이 클리프스에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US스틸과 일본제철이 자초한 재앙에 대한 희생양으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뻔뻔스러운 노력"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3일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국가 안보와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인수 계획을 무산시켰다. 이에 일본제철은 US스틸과 미 연방 항소법원에 바이든 대통령과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상대로 불허 명령과 심사를 무효로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선 정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철강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정치적 의도로 CFIUS 심사 절차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주장이다. 또 클리프스가 미국 철강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인수를 방해했다며 클리프스와 데이비드 매콜 미 철강노조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US스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3% 상승한 36.34달러에 마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