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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테크vs마가, 둘로 나뉜 美내각…이민·중국 정책 '불협화음'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1-14 11:00:00

이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크게 두 집단으로 구성된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와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 세력)다.
이들 집단은 내부적으로 끈끈한 네트워킹이 구축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총애를 받는 측근들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최근 고숙련 이민자 수용 문제로 한 차례 마찰을 빚었던 이들 두 집단은 트럼프 집권 2기 동안 무역, 외교, 행정 개혁 등의 문제에서도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출신도 비전도 다른 두 관료 집단을 규합해 내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이민 비자 논쟁은 시작일 뿐

백악관 요직을 차지한 테크계 인사들과 MAGA 진영이 처음으로 얼굴을 붉히며 충돌한 전장은 '고숙련 이민자 문제'다.
차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으로 지명된 인도계 미국인 스리람 크리슈난이 절친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부여하는 'H-1B' 비자의 발급 상한이 폐지되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하면서 반(反)이민 강경파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H-1B는 연간 최대 8만5000명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전문직 외국인들에게 제공되는 비자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설계했던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내정자 등 MAGA 세력은 이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머스크 CEO를 비롯해 인도·중국·대만계 이민자 출신이 다수 포진한 테크노크라트는 H-1B 무제한 발급에 우호적이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입장에선 인도 등 해외의 우수한 엔지니어를 저렴한 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가 "미국에는 재능과 열정을 겸비한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며 이민 유입을 두둔하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정말 사악한 사람"이라며 "IT 거물들이 H-1B 비자 문제를 이민 시스템 조작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쓰고 있다"고 공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머스크와 다른 기술 거물들은 고도로 숙련된 이민 문제에 대해 MAGA 무리와 힐난을 주고받았다"며 "비자에 대한 사소한 말다툼처럼 보이지만 실은 훨씬 더 깊은 균열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라나 포루하르 CNN 글로벌 경제 분석가 역시 "트럼프가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지도 않았는데 이민 반대파인 MAGA 진영과 세계화주의 억만장자들로 구성된 이상한 정치적 연합은 벌써 균열하기 시작했다"며 "이 균열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두고 동상이몽

테크노크라트와 MAGA 진영은 대(對)중국 노선에서도 상당한 온도 차가 예상된다.
근본이 기업가 출신인 기술관료들에게 있어 중국은 경쟁 상대이자 '기회의 땅'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채우고 있는 대중국 강경파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무너뜨려야 할 적대국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에서 대중국 제재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존 랫클리프 CIA 국장 내정자 모두 중국을 "최대 위협"이라고 경고해온 인물들이다.
트럼프 1기 시절 미·중 무역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 내정자 역시 미국 보호무역 항로의 키를 다시 잡은 상태다.


테크노크라트의 수장격인 머스크 CEO는 이들 MAGA 진영 내 '매파'가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사람 중 하나다.
중국은 테슬라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자 테슬라의 최대 해외 공장이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생산 부품의 95%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건설 초기부터 '규제 프리패스'와 110억위안(약 2조원) 상당의 저금리 대출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출발했다.
중국에서 머스크 CEO가 '제2의 키신저' 역할을 해주리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그의 모친이 발간한 회고록마저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마당에 미·중 무역 갈등은 치명타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테크 인사들 역시 '충성파'이기에 당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폭탄 관세에 반기를 들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으름장이 단순히 중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 기술에 머물지 않고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실리콘밸리 출신 인사들은 자신들이 몸담은 IT 산업 특성상 글로벌 공급망의 활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규제 일변도인 MAGA 진영과의 차이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테크 진영과 MAGA 진영이 말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며 "MAGA 진영은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불가능한 꿈을 꾸지만, 테크 진영은 미래를 바라보고 사회의 창조적 파괴를 가속해 MAGA가 갈망하는 세상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평가했다.


잠재적 화약고 DOGE, 공존의 장 될까

머스크 CEO가 이끌 정부효율부(DOGE) 역시 두 진영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방 예산 2조달러 삭감 등 파격적인 '정부 슬림화'를 예고하고 있는 그가 IT업계에서 통용되는 극한의 효율성 추구를 정부 운영에 무리하게 접목하려 할 경우 변화에 신중한 보수 진영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CEO는 공무원 재택근무 폐지와 함께 400여개에 달하는 연방 기관을 100개 미만으로 재편하겠다며 '감원 칼바람'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맥스 스티어 공공서비스파트너십(PPS) 대표는 "머스크와 비벡의 DOGE는 신속한 실행과 관습 타파를 모토로 하는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모델에 동기 부여를 받은 것 같다"며 "그러나 정부의 근본적 목적은 공익 추구에 있기 때문에 만사를 제쳐두고 효율성만을 추구해 정부를 IT 스타트업처럼 운영하는 것은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단행될 연방 개혁이 두 진영이 머리를 맞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한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테크노크라트 못지않게 MAGA 진영 역시 '딥스테이트'로 불리는 기득권 관료 집단 얘기에는 치를 떠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MAGA 진영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기술관료들이 제동하는 등 두 집단이 서로의 극단적 공약을 적절히 견제하며 자정 작용을 도모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처음으로 워싱턴DC에 테크 물결이 밀려오고 있고 그들의 세계관은 MAGA 운동과 현저하게 상충한다"며 "이러한 긴장 관계가 해소되는 방식과 더불어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가 향후 4년 동안 미국의 경제와 금융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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