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이 1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1단계로 인질 33명을 석방하는 내용으로 이르면 이번 주 중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마지막 며칠 내에 가자 전쟁 휴전 협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4명의 관리가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 이번 주 (타결) 될 수도 있다"며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우리는 결승선을 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이스라엘은 인질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곧 다른 쪽도 같은 것을 원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셈 나임 하마스 정치국 위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중재국들이 최종 합의안 초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스라엘에, 카타르는 하마스에 합의를 수용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집트 측 관계자는 AP통신에 협상이 체결되기까지 며칠 더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양측은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전까지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우선 석방하고 42일간 일시 휴전하는 단계적 휴전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CNN은 밝혔다. 휴전 16일째부터는 종전을 위한 2단계 협상이 이뤄진다. 14일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휴전안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근거리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협상을 마치기까지 몇 가지 난제가 남아있다. 하마스 측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이집트와 가자 국경 지역 요충지)에서 철수하는 것과 영구 휴전 등을 둘러싸고 논의 중이다. 지난해 9월에도 필라델피 회랑 문제로 협상이 막판에 무산됐다. 이스라엘이 제안한 가자지구 내 완충지대 폭을 놓고도 이견이 있다. 하마스는 전쟁 이전과 동일한 300~500m 폭의 완충지대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2㎞를 요구한다.
이스라엘 내부 반발도 문제다. 극우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부 장관은 이날 휴전 협상이 국가 안보에 대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강경파 의원 10명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전략적 요충지에 이스라엘군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 협정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 측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도 합의에 근접한 것이 사실이지만 무산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휴전 협상을 임기 마지막 업적으로 삼으려고 해왔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점이 휴전 협상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CNN에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날짜까지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