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더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이에 따른 사회 변화를 논하는 ‘지능형 시대의 협력’이다. 그러나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겹치며 참석자들의 눈길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2기 국제 정세로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로 기업 경영진의 관심이 사회 문제에서 성장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의 새 주제는 트럼프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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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일정 탓에 다보스포럼에 불참했지만 오는 23일 화상 연설을 할 계획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후반에 다보스 포럼에 방문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최장수 수장이었던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에 대해 "나폴레옹이 엘바 섬에서 탈출했을 때가 생각난다"며 "프랑스 언론은 처음에는 나폴레옹을 ‘괴물’로 묘사했지만, 그가 파리에 가까워지자 ‘폐하’가 도착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냈던 윌버 로스 전 장관은 바뀐 분위기에 대해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최대 대체자산관리기업 인베스트코프의 모함메드 알라르디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훨씬 낙관적이고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다고 느낀다"며 "새 행정부가 친성장적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금과 규제에 관해 무언가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모두 사업에 좋다"고 말했다.
실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PwC가 작년 10월1일~11월8일 전 세계 109개국 CEO 4701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작년 38%보다 크게 뛴 수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1기 출신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겉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에 좋다"면서도 "그러나 그린란드를 점령하거나 파나마에 군대를 배치하거나 캐나다 합병을 거론하면 불안해진다. 사람들은 미국 정부와 미국인의 판단에 의문을 품게 되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전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 출신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내년 세계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으며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낮아졌지만,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복귀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축소하고 무역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더라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 공급 측면에 부담을 주는 구조적이고 거대한 변화의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다보스 포럼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날짜가 겹친 탓에 위상이 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등은 다보스행을 택했지만, 주요 인사들은 대거 워싱턴D.C.로 몰려갔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머스크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등이다. 또 G7 수장 중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만 자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국 지도자들도 불참한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