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발생과 전이 등 유전자 발현 조절 단백질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를 찾아내 치료 기술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었다.
KAIST는 생명과학과 김세윤·이광록·조원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동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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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은 이노시톨 대사 시스템의 핵심 효소인 IPMK 단백질이 동물 세포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중요한 전사 활성화 인자로 작용함을 규명했다.
이노시톨 대사 효소로 만들어지는 이노시톨 인산 대사체는 진핵 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에 필요한 다양한 이차 신호전달 물질로 작용해 암, 비만, 당뇨, 신경계 질환에 폭넓게 관여한다.
포도당과 유사한 영양소로 알려진 이노시톨의 대사 반응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효소는 IPMK 단백질(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로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졌다.
특히 IPMK 효소는 동물 세포의 대표적인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혈청 반응 인자(serum response factor·이하 SRF)에 의한 유전자 전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그간에는 실제 작용하는 기전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SRF 전사 인자는 최소 200~300개의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단백질로, 동물 세포의 성장과 증식·세포 사멸·세포의 이동성 등을 조절하며 심장 등 장기 발생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
이에 착안해 공동연구팀은 IPMK 단백질이 SRF 전사 인자와 직접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IPMK 단백질이 SRF 전사 인자의 3차원 단백질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또 IPMK 효소로 활성화된 SRF 전사 인자를 매개로 다양한 유전자의 전사 과정이 촉진, IPMK 단백질이 SRF 전사 인자의 단백질 활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조절 스위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토대로 IPMK 효소와 SRF 전사 인자 사이의 직접적인 결합에 문제가 발생하면, SRF 전사 인자의 기능과 활성이 낮아져 유전자 발현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 공동연구팀이 검증한 최종 결과다.
특히 SRF 전사 인자가 가진 비정형 영역(Intrinsically disordered region·IDR)이 중요한 조절 부위라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비정형 단백질의 생물학적 중요성을 제시했다.
김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노시톨 대사 시스템의 핵심 효소인 IPMK 단백질이 동물 세포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중요한 전사 활성화 인자라는 점과 이를 증명할 핵심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며 “연구 결과를 통해 SRF 전사 인자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암의 발생과 암전이 현상, 줄기세포로부터의 조직 분화 및 발생, 신경 세포 활성화 과정을 근본적으로 이해함으로써 향후 혁신적 치료 기술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과 서경배과학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