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 “최상목에겐 실무진이 전달 尹, ‘소수 병력만 투입’ 지시 계엄 실행가능성 의문 들어” 공수처 尹수사 검찰에 넘겨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비상입법기구 설치 관련 쪽지’를 자신이 작성해 장관들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과 진술이 엇갈렸던 ‘계엄포고령 1호’에 대해서도 자신이 과거 자료를 참고해 직접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계엄과 관련해 주된 책임을 부인했던 김 전 장관이 입장을 바꿔 ‘책임 떠안기’를 시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뉴스1 | 김 전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청구인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주신문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쪽지를 건넨 사실이 있느냐’는 윤 대통령 대리인의 질문에 “있다”며 “최 대행이 늦게 와서 직접 만나지 못해 실무자를 통해 줬다”고 답변했다. 그는 쪽지를 누가 작성했냐는 물음엔 “제가”라고 답했다. 해당 쪽지엔 국회 자금줄을 끊어 마비시킨 뒤 비상입법기구로 국회를 대체하라는 등 내용이 담겨 있다. 국헌문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준 문건(쪽지)도 제가 작성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이자 비상계엄 사태 ‘2인자’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책임을 부인해왔다. 윤 대통령은 21일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땐 이 쪽지에 대해 “저는 그걸 준 적도 없다”며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 밖에 없는데, 그때 구속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포고령 1호 논란에 대해선 “과거 10·26과 12·12 당시 포고령을 보고 직접 작성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포고령을) 쭉 보고는 ‘통행금지 부분은 시대에 안 맞다. 국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겠냐’고 해 삭제했다”고도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소수 병력만 투입하겠다고 해 계엄 실행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증언과 관련해선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 변호인과 대화… 서류 검토… 고심하는 尹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대화를 나누고(왼쪽 사진부터), 관련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거나, 눈을 감고 고심하는 등 21일 3차 변론기일에 이어 이날도 헌재 심판정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밖에 김 전 장관은 병력 투입 등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포고령 작성 경위 등을 직접 묻기도 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측 증인 신문에 응한 뒤, 국회 측 질문에 대한 증언은 거부하겠다고 해 한때 휴정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의 설득에 다시 증언에 임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사건을 검찰로 넘기면서 윤 대통령 수사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윤 대통령 사건 공소제기 요구 처분 결정을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 8일만, 구속된 지 4일만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진술거부권 행사 등 사실상의 ‘수사 거부’로 체포 당일인 15일 약 10시간40분간 조사를 제외하곤 조사를 진행하지 못 했다. 검찰은 조만간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윤 대통령을 조사한 뒤 다음 달 5일 전후로 구속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계엄 선포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조 편성·운영 의혹이 제기된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날 진행했다. 김주영·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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