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가 전면 실행되면 올해 말 미국 소비자물가를 2%포인트 가량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북미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상호)관세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에 다른 국가가 미국의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뿐만 아니라 부가세도 포함될 것"이라고 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을 재확인한 뒤 "우리는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VAT)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 제품을 각국 영토 밖으로 내몰기 위해 부과하는 비(非)금전적 관세와 무역장벽"을 상호관세 부과에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시워스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평균 2.6%(무역 규모 가중치 기준)인 데 비해 대미 무역 규모 상위 15개국은 미국의 수출품에 대해 평균 6.7%의 관세율을 적용한다.
부가세까지 더한 상호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에 수입되는 상품은 인도산의 경우 29%, 브라질산은 28%, 유럽연합(EU)산은 25%, 멕시코산은 23%, 캐나다산은 19%의 관세를 각각 물게 된다.
애시워스는 미국에 수입되는 상품의 평균 관세율이 지금의 3% 미만에서 약 20%로 오르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영향이 올해 말 미국 소비자물가를 약 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해 12월 2.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4.6%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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