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일반대학원 특수교육학과에서 언어청각장애아 교육을 전공한 유장군(27)씨가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우수연구상, 총동창회장상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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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특수교육과 최성규 교수(왼쪽)와 제자 유장군씨가 연구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대학교 제공 |
최 교수는 학부 때부터 제자인 유씨를 돌보고 보살폈다.
정부지원금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그가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입학금 300만원이 없어 고민할 때도 최 교수가 선뜻 입학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최 교수는 20여년 동안 교수 생활을 하면 유씨 뿐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낸 장학금이 7600만원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9년간 캠퍼스 생활을 함께한 사제는 서로의 관계를 '콜라병 뚜껑 따 주는 사이'로 불렀다.
콜라를 좋아하지만 심한 장애로 병뚜껑을 따기 힘든 제자를 위해 최 교수가 항상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듣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못하던 헬렌켈러가 장애를 극복하고 빛나는 성녀가 된 것도 굳은 신념을 가진 교사 설리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도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최 교수는 유씨가 학부 4학년 때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하기를 원했지만, 유씨는 대학원 진학을 고집했다.
최 교수는 자신도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공부했기에 제자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도 최 교수는 유씨에게 '지체장애' 분야 공부를 원했지만, 유씨는 청각장애분야를 전공한 최 교수에게 배우기를 고집했다.
학업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던 유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수업은 청강을 포함해 7번이나 들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열의 덕분에 유씨는 박사과정 재학 중 논문 7편을 단독 또는 제1저자로 게재했다.
7편의 논문 중 2편은 국제학술지에 실리기도 했다.
특히 최 교수와는 '장애인 교원의 교직 입문 전과 후의 교직 발달에 대한 질적연구'라는 논문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유씨는 최 교수의 예전 조언대로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한다.
이후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최 교수와 같은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씨는 "지금까지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준 교수님들과 친구들, 시설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제자의 졸업에 맞춰 정년 퇴임하는 최 교수는 강단을 떠나 청각장애인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실천가로 활동할 예정이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