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RBA)이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호주인들에게 일부 금융 부담 완화가 기대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RBA는 이날 새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에서 4.1%로 내렸다.
이는 금융시장과 주요 은행들의 예상과 들어맞는 결정이다.
RBA는 지난 2022년 총선 직전부터 고공행진 물가를 잡기 위해 무려 13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호주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0.1%에서 4.35%까지 급격히 올랐다.
이로 인해 60만 달러 대출금이라면 월 상환액이 1500달러가량 불어났다.
이번 금리 인하를 호주 시중은행들이 그대로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100달러 정도 줄어들게 된다.

RBA가 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호주 4대 은행인 웨스트팩, NAB, ANZ, 커먼웰스 뱅크는 모두 이 결정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짐 차머스 연방 재무장관은 “이번 결정으로 많은 호주인의 금융 부담이 가벼워질 것”이라며 “이것이 호주 경제와 가계가 맞닥뜨린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도움은 될 것”이라고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조기 총선 일정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차기 연방 총선은 올 5월 17일까지 치러야 한다.
RBA가 공개한 최신 경제 전망 보고서는 앞으로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에 RBA는 올해 중반까지 근원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이를 2.7%로 고쳤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경제지표에서 물가가 예측보다 빠른 안정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주택시장 상황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RBA는 연방정부의 주거 임대 지원 확대를 차치해도 임대료 오름세가 느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높은 임대료로 인해 부모 집이나 공유 하우스로 들어가는 세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주택 건축 비용 역시 2022년 중반 20% 급등한 후 완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RBA는 호주 경제성장률 예측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1%로 낮아졌다.
2025 회계연도(2024.7~2025.6) 성장률 전망도 2.3%에서 2%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는 성장세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RBA는 최근 몇 달 동안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작년 말 4%를 기록한 실업률은 올해 말까지 4.2%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RBA는 민간 부문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처질 경우 실업률은 더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가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도 적지 않다.
RBA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18개월 동안 쭉 2.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에너지와 대중교통 보조금 정책이 끝나면 연말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시 3.7%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RBA는 이번 금리 인하를 발표한 후 성명을 통해 "오늘 발표된 경제 전망에 따르면 통화정책을 너무 빠르게 완화하면 물가 안정 추세가 멈출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도 목표 범위 중간값 위에 고착될 위험이 있다.
"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 이후 통화정책은 계속 긴축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철 한호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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