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허위정보와 왜곡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근거와 사실 확인 없이 추측성 발언을 쏟아내면서 국제사회와 대중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CNN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취임 한 달 동안의 13가지 주요 거짓말(Trump’s 13 biggest lies of his first month back in office)’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취임 후 발언을 소개하며 "연설, 인터뷰, 기자와의 교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자신의 공식 성명을 과장뿐 아니라 완전히 날조된 내용으로 채웠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 목록에는 ‘관세를 누가 내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속임수’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이 관세 조치로 미 재무부가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였는지’ 홍보했다.
하지만 관세를 내는 주체는 외국이 아닌 미국 수입 업체다.
CNN은 연방 정부의 양당 무역 위원회를 포함한 여러 연구에서 미국인이 그의 첫 임기 동안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의 거의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 리스트에는 가자 콘돔 지원 관련 발언도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납세자들의 돈이 터무니없는 곳에 쓰이는 걸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 얘기에 살을 붙여 언급했다.
미국이 가자지구에 콘돔을 지원하기 위해 5000만달러를 지출하려는 계획을 막았다고 밝힌 것이다.
하마스가 콘돔을 폭탄 제조에 사용해왔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외신들은 사실확인에 나섰고 이는 허위사실임이 드러났다.
CNN 방송은 당시 "정부가 공개한 2023년도 회계자료를 살펴본 결과 USAID가 콘돔 구입에 쓴 돈은 700만달러(약 101억원)이며 이건 아프리카의 에이즈 퇴치 용도였을 뿐 중동으로 보낸 건 없었다"고 했다.
국제사회를 어지럽히는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은 절대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신은 거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되레 러·우 전쟁의 책임을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CNN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상대국을 헤아리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캐나다의 많은 사람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캐나다 민심을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발언에 캐나다에선 미국상품에 대한 보이콧이 등장했고 미국 관광을 거부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중국의 파나마 운하 운영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무엇보다도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의 운영 주체는 중국이 아닌 파나마 정부다.
CNN은 차라리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외에도 국회의사당 폭동 시 폭행 사실이 없었다는 주장, 캘리포니아 물 정책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2020년 부정선거 결과에 대한 발언, 청년층 투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주장, 자폐증 증가에 따른 엄청난 과장 등이 그가 30일 동안 행한 거짓말 목록에 올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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