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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전격 연기…"하마스, 인질 모욕"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 당시 합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전격 연기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석방 전 선전 행사에 동원하는 등 인질에게 수모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이날 석방할 예정이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620명의 석방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 50명이 포함돼 있었다.


총리실이 밝힌 석방 연기의 이유는 하마스 때문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석방 전 이들을 선전 행사에 동원해 인질의 존엄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전날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6명을 석방했다.
이 과정에서 복면을 한 채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 인질들을 군중 앞에 세웠다.
한 인질은 하마스 대원들의 머리에 입을 맞추고 군중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같은 행동은 하마스의 강요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8일에도 이스라엘 인질 3명을 석방하면서 이들을 차량에 태워 가자지구를 돌게 한 뒤 야외에 마련된 무대 위에 서게 했다.
이어 인질들은 '석방증명서'를 들고 강요된 감사연설을 해야 했다.



이 밖에도 신원불명의 유체를 인질의 시신으로 속여 이스라엘에 보냈다가 유전자 검사로 전말이 밝혀진 일도 있었다.
하마스는 지난 20일 휴전 협정에 따라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크피르(생후 10개월), 오데드 리프시츠(84) 등 인질 4명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인도했다.
하지만 두 아들의 어머니인 시리 비바스의 시신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타인의 시신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후 해당 시신은 팔레스타인 여성의 것으로 확인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잔혹하고 악의적으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보복방침을 밝혔지만, 하마스는 단순 실수라고 항변하다 이후 비바스의 진짜 시신을 돌려줬다.
총리실은 "인질에게 수모를 주는 의식 없이 송환이 진행되고, 다른 인질의 석방이 보장될 때까지 팔레스타인 인질 석방은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지난달 이뤄진 휴전 협정에 따라 1단계로 6주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 중이었다.
또 이 기간에 이스라엘 군인 석방과 영구 휴전 등 2·3단계 휴전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질 석방 과정에서부터 양측의 갈등이 커져 향후 휴전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현재 60명 이상의 이스라엘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마스는 다음 주에 4구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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