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취약지 산부인과가 의료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정부 지원금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정부가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취약지 산부인과의 의견을 반영해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은 분만 의료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시설·장비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시설·장비비로 첫해에 10억원(취약지 등급에 따라 차등)을, 운영비로는 매년 5억원을 지원한다.
다만 병원이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실제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운영비를 반납해야 하는데, 의료 현장에선 이런 방식이 지역 특성에 따른 탄력적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해 12월 충남 보령시에 있는 참산부인과의원을 방문했을 당시, 조영석 원장이 이러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반납기준 완화를 건의했다.
조 원장은 또 응급 상황 발생 시 취약지에서 고위험 분만 산모를 받아줄 상급병원을 찾기가 어려운 점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의료 취약지의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관련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이달 중 관련 지침을 개정해 실제 의료기관 운영이 중단된 경우에만 운영비를 반납하고, 운영하지 못한 기간에도 인건비 등 비용이 발생한 경우엔 반납 금액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이미 분만실을 운영하고 있는 산부인과도 운영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분만 취약지 기준에 따라 A·B 등급은 분만실을 새로 설치하는 경우에만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원받았는데 기준을 개선한 것이다.
아울러 인력 채용 등을 위한 유예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엔 지방자치단체 승인에 따라 추가 연장도 가능하도록 한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오는 4월부터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추진해 지역 일반 분만기관과 권역 내 상급병원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고위험 분만 및 응급 상황에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분만 취약지에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지원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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