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처했던 캐나다 집권 여당 자유당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반감 덕에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에서 중도 좌파 성향 자유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등했다.
전날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이 6주 만에 26%포인트 급상승해 38%를 기록하면서 야당인 보수당(36%)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같은 날 공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은 35%의 지지율로 보수당(38%)을 추격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업체의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의 지지율이 21%를 기록해 43%를 얻었던 보수당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은 38%의 지지율로 보수당(37%)과 접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캐나다에 확산한 반(反)트럼프 정서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캐나다를 향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는 발언을 반복하며 캐나다인들의 반발을 샀다.
이 과정에서 자유당의 10년 집권을 끝낼 것으로 예상됐던 제1야당 보수당이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파 성향 보수당의 이미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겹쳐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를 캐나다의 차기 지도자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10년 가까이 자유당을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것도 인기 회복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트뤼도 총리는 야당인 보수당 입장에선 유용한 공격 대상이었으나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더 이상 여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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