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후 진술에 나선다.
비상계엄 선포 84일, 국회 탄핵안 가결 73일 만이다.
아시아경제 법조팀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기록을 되짚어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의 밤’ 한복판에 있었던 국무위원과 군인 등 모두 16명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나와 증언했다.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90분 가량이었던 증인신문 자리는 이들 모두에게 가시방석 같았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주역들이었던 이들은 탄핵의 갈림길에서 ‘각자의 길’로 갈라섰다.
◆ ‘계엄의 현장’, 별들의 증언= 비상계엄 당시 출동한 군을 지휘한 장성들의 증언과 입장은 사뭇 달랐다.
특히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6일 6차 변론에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지시했다는 ‘끌어내라’ 의 대상이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이이었다고 증언했다.
자신의 상관인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요원’이라는 주장을 폈지만 증언을 굽히지 않았다.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권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것이어서 핵심적 탄핵사유다.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한 것은 윤 대통령과 함께 계엄의 주도 역할을 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상은 의원이 아닌 요원" "최상목 쪽지와 계엄 포고령 1호는 제가 작성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제가 ‘(포고령을) 놔둡시다’ 했는데 기억나느냐"고 묻자 "말씀하시니 기억난다"며 시종 윤 대통령 편에 섰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거의 모든 질의에 답변을 피했다.
형사재판 피고인이기 때문에 헌재 증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을 일부 했다.
이 전 사령관 검찰 공소장과 다른 내용인데,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들은 형사재판에서 "공소장은 창작 소설"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무회의’의 국무위원들=게엄의 밤 ‘용산’의 호출로 모인 국무위원들의 ‘국무회의’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윤 대통령의 고교 후배이자 판사출신인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장관 재임기간 동안 그날처럼 실질적인 의견교환이 있었던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면서 다른 국무위원들도 국무회의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충암파’인 김용현 전 장관도 "계엄에 찬성한 국무위원이 더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10차 변론에서 증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통상의 국무회의와 달랐고 실체적 흠결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앞서 수사기관에서 "사람이 모였다는 거 말고는 간담회 비슷한 형식이었다"고 진술했는데, 헌재에서 김형두 재판관이 이를 거론하며 느낀 점을 묻자 "(국무회의는 제대로 된 절차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도 "(야당의) 29건 탄핵소추가 국민 눈높이와 맞는지 심각하게 논의해봐야 한다.
이런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라며 야당도 비판했다.
◆최대 화제 증인은 홍장원=16명 증인 가운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증인으론 홍장원 국정원 전 1차장이 손꼽힌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고, 그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준 명단을 적은 것이라며 ‘메모’를 탄핵 법정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상관이었던 조태용 국정원장이 그가 내놓은 메모와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하면서 증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두 차례(5·10차 변론) 증언에 나서기도 했다.
그만큼 비중이 큰 증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법정 밖 언론인터뷰 등에서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써가며 윤 대통령과 조 원장에게 공세를 폈다.
‘부정선거론’ 관련 증인도 있었다.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각각 "(선관위) 외부로부터 내부 시스템으로 침투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백종욱) "실제상황에선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하다"(김용빈)며 상반된 주장을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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