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구역 아파트값 올라"
서울시 "실질적 매수세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
![]() |
토지거래허가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폭을 키우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뉴시스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자 서울 집값도 오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시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만 서울시 측은 정책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2일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개발(예정)지 및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일정 규모 이상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시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인 매매만 허용하며 임대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는 힘들다.
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해제했다.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광범위하게 지정되거나 이미 개발이 완료된 아파트도 매년 재지정을 거듭하다 보니 거주 이전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이 많았다는 게 정책 추진 배경이다.
토지거래허가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폭을 키우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3구 아파트값 상승세는 뚜렷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송파구(0.58%), 강남구(0.38%)와 함께 서초구(0.25%) 등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서울 평균 상승폭(0.11%)보다 최대 5배 이상 큰 수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지역, 단지에서는 매물 적체 영향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재건축 및 주요 선호단지에서는 매수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장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 |
서울시 측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정책으로 인해 집값이 오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
반면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잠·삼·대·청 아파트 거래 분석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직전 대비 거래량은 증가했으나, 평균 거래가격은 오히려 하락해 전반적인 가격급등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허가구역 해제 전인 1월 30일~2월 12일 41건 거래됐고, 해제 후인 2월 13일~26일까지는 47건 거래돼 6건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은 해제 전후 ㎡당 3100만 원에서 2955만 원으로 약 5% 하락했다.
시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는 실거래가격 외에 부동산중개업소의 의견, 매물정보, 시세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한 표본가격으로 실거래가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제 이후 일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사례가 있으나 하락한 사례도 함께 확인되고, 실질적 매수세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투기 세력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