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기업 13곳은 사법 처리
“1년 중 제날짜에 임금을 받은 달이 4번뿐인데 대표는 비즈니스석을 타고 세계가전박람회(CES) 출장에 미국 대통령 취임식까지 다닙니다.
도와주세요.”
CES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이름을 올린 A 기업은 지난해부터 직원 73명의 임금 16억원을 체불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기업을 포함해 지난해 12월부터 임금 체불 의심 기업 120개소를 집중적으로 기획 감독해 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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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해질녘 광화문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중 75개소, 2901명의 임금 및 퇴직금 53억원은 즉시 청산됐다.
일례로 경기도에 있는 B 기업은 경영 악화로 15명의 임금 1억2000만원을 체불하고 있었는데, 근로감독에 착수하자 체불사업주 융자제도를 활용해 전액 청산했다.
고용부는 상습 체불기업 13개소에 대해서는 사법 처리했다.
A 기업도 사법 처리 대상이 됐다.
지난해 1월부터 직원 38명 임금 및 퇴직금 16억원을 체불한 기업도 사법 처리 명단에 올랐다.
이 기업은 10여년간 약 5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9층 규모의 호화 사옥을 올리면서도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직원들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 외에 기간제 및 파견 근로자를 차별한 기업(2개소), 서면 근로계약을 위반한 기업들(54개소)도 적발됐다.
38개소에서는 실제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공짜 노동’이 확인됐다.
고용부는 임금 체불이 횡행하는 상황을 고려해 10일부터 익명제보센터를 3주간 운영한다.
제보가 다수 접수된 사업장을 분석해 올해도 집중 기획감독에 나설 계획이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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