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제 일대 양식장 초토화
“30년 가까이 멍게로 먹고살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 갈 뿐입니다.
”
경남 통영시 산양읍 앞바다에서 8ha 규모로 멍게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종만(62)씨. 2월부터 6월까지는 햇멍게 출하 시즌으로 1년 중 지금이 가장 바쁠 때이지만 이씨는 그저 ‘멍’하니 넋을 놓고 있을 뿐이다.
제철을 맞아 수확이 한창이어야 할 멍게가 아예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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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한 멍게 양식 어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에 내장이 터져 뿌옇게 보이는 폐사한 멍게를 건지고 있다. 연합뉴스 |
5일 통영에 본소를 두고 있는 멍게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집계된 멍게 폐사율은 97%에 달한다.
통영과 거제에는 200여 어가가 800ha 정도 양식장에서 멍게를 키우고 있다.
이곳에서 전국 멍게 유통량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데 사실상 멍게 양식이 초토화됐다는 의미다.
멍게의 적정 생장 수온은 10~24도로 알려져 있다.
얇은 껍질의 멍게는 유독 수온에 민감하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에는 바다 수온이 30도가 넘는 유례없는 고수온이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멍게 성체는 물론 새끼 멍게까지 폐사했다.
통영=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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