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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뉴스1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MBK)가 홈플러스를 버렸다며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분노한 마트산업노조가 6일에도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마트산업노조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MBK가 2015년에 인수할 당시만 해도 홈플러스는 전도유망한 기업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MBK가 홈플러스를 매입할 때 대규모 차입매수 방식으로 진행했고, 그 당시 7조2000억원에 사들이면서 약 5조원의 빚을 홈플러스 이름으로 대출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빚이나 이자를 홈플러스가 모두 감당하게 됐고,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금융이자 갚는 것을 만들어갔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2년 내에 1조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전혀 투자하지 않고 원금 회수에만 혈안이 되어서 여러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을 인해 대형 점포가 25개나 매각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과정으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매장이 소위 말해 없어졌고 자연스레 축소한 사업 규모로 경쟁력까지 악화하다보니, 더 이상 ‘자산적 가치’가 홈플러스에는 없다고 MBK가 판단해 지금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안 위원장의 지적이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으로 구성된 MBK 컨소시엄은 2015년 9월 홈플러스 인수 당시, 향후 2년간 홈플러스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진행자의 ‘직원들이 회생절차에 들어갈 것을 전혀 몰랐나’라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답한 안 위원장은 “언론 발표 10분 전 회사에서 노동조합으로 연락해 ‘회생절차를 신청한다’고 했다”며 “일언반구 없이 기습적으로 했다는 데 대해 정말 기가 막히고 유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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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뉴시스 |
앞서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알리면서 MBK가 2015년 대규모 차입 등을 통해 인수한 홈플러스가 10년 만에 자금난과 실적 악화 등으로 회생절차를 밟게 됐고, 마트산업노조는 같은 날 성명에서 ‘MBK가 홈플러스를 버렸다’고 분노했다.
지난달 말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림에 따라 자금 관련 이슈 발생을 우려한 홈플러스는 단기자금 상환 부담 경감을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이번 조치는 사전 예방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품대금 미지급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금융 기관에서의 운영자금 대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먼저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게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을 꼽았다.
이에 부채비율이 지난 1월 말 기준 462%로 1년 전보다 1506%포인트 개선됐다면서,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2억원으로 2.8% 신장했다고 강조하는 홈플러스는 회생개시 결정으로 금융 부담이 줄어 현금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의 빚을 갚기는 했지만, ‘자구 노력’ 없이 불시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에서 MBK 책임론이 제기된다.
안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MBK가 홈플러스를 지속 경영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일시적으로라도 자금을 투입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은 마련하지 않고 법원에 의존하는, ‘기업 사냥꾼’ 본성이 드러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MBK는 기업회생절차 개시에도 점포는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으나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중소 판매자들은 행여나 대금을 떼일까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홈플러스 상품권’을 쓸 수 있었던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마저도 언론에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거나 중단 여부를 고민 중이라며 알리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