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적십자사 로고. 대한적십자사 제공 |
대한적십자사는 남북 이산가족의 생애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이산가족 생애보’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산가족 고령화에 따라 대한적십자사는 2023년부터 이산가족 생애보 제작사업을 시작해 고향에서의 삶, 이산 경위 등 이산가족의 생애사를 남기고 있다.
이산가족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한 이산가족 생애보를 통해 한국전쟁이 개인에게 끼친 영향은 물론 당시 생활상까지 알 수 있다.
이산가족 생애보는 향후 이산가족 상봉과 교류 재개 시 북측 가족에게 전달하고, 사료로도 보관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작을 추진한 이산가족 생애보 15편이 모두 발간됨에 따라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영실(78) 어르신 자택을 방문해 생애보를 전달했다.
주영실 어르신은 한국전쟁 당시 38선 이북이었던 강원도 고성 출신으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전쟁 막바지 북으로 후퇴하는 인민군이 어르신의 두 형을 끌고 가 헤어졌는데, 어머니는 그리움을 담아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두 아들의 밥을 차려 부뚜막에 올려두었다고 한다.
그때 밥그릇에 맺힌 물방울을 보고 되뇌던 어머니의 말씀인 ‘영실아, 오늘은 너의 형이 눈물을 유독 많이 흘리는구나’가 생애보의 제목이 됐다.
박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대한적십자사가 2023년부터 제작한 25편의 이산가족 생애보는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에서도 누구나 볼 수 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전체 이산가족 신청자 총 13만4416명 중 9만7866명이 세상을 떠났다.
남은 3만6550명 중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은 70%에 달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