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백악간 파국'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주 우리(미국·우크라이나)가 의미 있는 회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간 갈등 봉합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평화협정이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팀들이 작업을 재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내주 월요일(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의를 계획 중"이라며 "그 이후에는 나의 팀이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하기 위해 현지에 체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트너들과 함께 "현실적인(practical) 제안을 준비 중"이라며 "첫 번째 우선순위는 해상과 공중에서의 휴전이며 우리는 이 초기 단계가 보다 광범위하며 포괄적인 합의의 시작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위해 미국 및 유럽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이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와 회담을 여는 것을 조율 중"이라며 "평화 협정, 초기 휴전 협정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위트코프 특사가 오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고위급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크게 충돌한 이후 양국 간 대화는 교착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양국이 대화 재개 및 수습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원조와 정보 제공을 중단하면서 EU의 지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특별정상회의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
그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EU 당국자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EU 정상들과 오찬에서 EU '재무장 계획'을 위해 조달된 자금을 우크라이나 방위생산에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정상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과도 연쇄 회동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 회동에서는 "종전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안전보장을 위한 노력할 의향이 있는 각국 군 지휘부와 개최할 오는 11일 회의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한 평화유지군 구상을 설명하며 내주 파리에서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일시 휴전안에 부정적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최종적 합의에 대한 확고한 동의가 없다면 어떤 종류의 일시적 교전 중지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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