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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축소 전망에 올해 수험생 당혹…입시업계 “상위권 대혼란” [지금 교실은]

3058명에서 4567명으로 늘었던 의대 모집인원이 2026학년도에는 다시 3058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대입을 준비 중인 수험생 사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도 “자연계열 최상위권 입시가 대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의대 모집인원 다시 ‘3058명’될듯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을 연다.
브리핑에는 이 부총리 외에도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단,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이 참석한다.

교육부는 브리핑의 주 내용은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들어야 하는 24·25학번의 교육 대책’이라고 설명했지만, 브리핑에선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KAMC는 2026학년도 정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정부에 제안했고, 국민의힘도 전날 3058명 안을 수용하라고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정부도 현재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이달 안에 돌아온다는 전제하에 3058명 안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6학년도에 한해 의대 모집인원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면 대학들이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정하고, 이를 교육부가 수용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특수 노리던 수험생 당혹

모집인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정부와 대학 입장에선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를 끝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지만, 당장 2026학년도 대입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대입은 최상위권이 의대부터 채우는 구조여서 의대 모집인원은 의대뿐만 아니라 상위권 대학 전반에 연쇄적으로 여파를 미친다.
의대 모집인원이 2000명 늘어난다는 것은 최상위권 대학의 ‘자리’도 2000명분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전년도보다 의대 모집인원이 1500명가량 늘었던 2025학년도 대입의 경우 이를 노리고 대입에 다시 뛰어든 이들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 모집인원 원복은 2026학년도 대입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에게는 최상위권 대학 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다.
자녀가 올해 고3인 A씨는 “작년에 의대 증원 소식을 듣고 우리에게도 당연히 적용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2026학년도는 3058명만 뽑는다니 당황스럽다”며 “대입을 이렇게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이는 것이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7학년도에는 의대 모집인원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정부는 일단 2026학년도에 한해 모집인원을 동결하고, 2027학년도 이후에는 다시 추계하자는 입장이어서 2000명 까지는 아니더라도 2027학년도 이후에는 모집인원이 늘 가능성도 있다.
A씨는 “2026학년도에만 3058명을 뽑고 2027학년도에 다시 모집인원을 늘리면 올해 고3이 본의 아니게 피해자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반수를 고민 중이라는 B씨는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 “2025학년도에 모집인원이 늘어서 수능최저기준이 완화된 의대들도 있는데 그런 곳은 다시 기준이 올라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책이 왔다 갔다 하니 혼란스럽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입시업계 “최상위권 입시 대혼란” 전망

입시업계도 모집인원이 되돌아가는 것은 단순히 예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의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의대 입시 수요는 증가했지만 정원은 다시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2025학년도에는 모집인원을 늘려 많은 수험생이 의대 준비를 시작했지만 2026학년도에 다시 모집인원이 줄면 갑작스러운 모집인원 감소로 경쟁률이 폭발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또 “2025학년도에는 예상보다 낮은 점수로도 의대에 진학한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2026학년도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아야만 합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N수생이 대거 증가하고, 자연계열 최상위권 입시가 대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의대를 아깝게 놓친 학생들이 대거 재수·반수를 선택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의미다.
그는 특히 최상위권 학생은 반수를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결과적으로 의대 입시는 N수생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현재 고3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가를 기대하고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전략을 짰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026학년도에 다시 정원이 줄면 의대 진학이 어려워진 학생들이 갑자기 대체 진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약대·치대·한의대·수의대 등의 합격선이 요동치고, 학원가와 입시 컨설팅 시장이 더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2025년도에는 모집인원이 대폭 늘고, 2026학년도에는 줄고 2027학년도는 미확정이라 3년 연속 의대 입시가 대혼란인 상황”이라며 “2025학년도 의대 입시 결과가 공개되더라도 통계 데이터 의미가 퇴색돼 2026학년도 비수도권 의대 입시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현재 고2인 학생들도 통합수능 마지막 대상 학년인 데다가 의대 모집정원 문제가 미확정이라 상당한 혼란 불가피하다”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5학년도 입시 결과라도 최대한 빨리 공개하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세부 사항도 조속히 확정해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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