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자신의 미국 방문 사실을 거짓이라 주장하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그의 입국을 거부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유튜버를 이달 중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승환은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 같은 계획을 전하며 "CIA 음모론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신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달 15일 조카 결혼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승환은 다음 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이틀 뒤 한 유튜버는 이승환이 올린 사진이 조작됐으며, 실제 미국을 다녀오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정부 인사를 CIA에 신고하면 미국 입국이 거부된다는 낭설에 기반한 억측이었다.

이승환은 'CIA 음모론'을 일축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SNS에 출입국 서류까지 공개했지만, 오히려 공문서 위·변조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승환은 피고발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나를 공격하는 이유는 (관심을 끌어 조회수를 높이려는) 장사도 있겠지만, 내 이미지 훼손을 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제가 정치인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라며 "아무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저는 시민단체에서 하는 집회에만 나간다"며 "어느 정당에서 하는 집회에는 나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용히 살고 싶지 않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게 불행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힌 후 "그게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 '세무관리'를 잘 하고 있으며, 두 번째는 사람 만나기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데뷔 35주년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던 경북 구미에서의 공연이 취소된 일도 언급했다.
당시 구미시는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을 콘서트용으로 대관한 이승환 측이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아들이지 않자,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이유로 콘서트 예정일 이틀을 앞두고 갑작스레 대관을 취소했다.

이승환은 "일방적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며 "우리나라 공연 역사상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고 1월22일에 소장을 접수했다"며 "2월 6일에 시와 시장에게 소장이 송달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구미시의 공연장 대관 취소에 이승환 측은 지난달 '정치적 선동 금지 등 서약'은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헌법소원 심판도 청구했다.
이승환은 구미 공연 취소 후 광주광역시의 공연 제안을 받아들였고, 오는 5월 3일 김대중컨벤션센터로 공연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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