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인 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에서 면담한 북한군 포로 리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리 씨는 “중대에 (드론 재밍건) 6정이 있었다”며 “처음에는 (드론이) 잘 떨어졌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주파수를 바꾼 것 같다.
그러니까 잘 안 떨어지더라고”라고 했다.
북한군이 전장에 간 초반 드론으로 고전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군이 러시아군이 지급한 드론 재밍건을 사용해 대응했다는 사실은 처음 공개됐다.
유 의원은 “이번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이 정찰총국 소속인데 (러시아군이) 러시아 특수부대 무기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군이 무조건 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재밍도 썼다는 것으로, 이런 것들을 통해 배워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대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드론 관련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치를 늘려가고 있다는 의미다.
유 의원은 “북한군 상당수가 살아서 북한에 복귀하면 유사시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씨는 러시아군의 포격 지원에 대해 “좌표에 정확히 떨어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북한군이 일종의 총알받이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러시아군의 실효성 없는 지원사격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 리씨와 백모씨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방 서너개 정도 떨어진 거리의 독방에 각각 있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원래 교도소였던 곳이라 온수, 난방 공급이 잘 되지 않고 환기도 안 돼 방에서 악취가 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귀순 의사를 밝힌 리씨가 “한국 가서 잘 살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는 당황했다고 유 의원은 말했다.
북한과의 정전 협정 이후 전쟁 포로로 북한군이 한국에 온 전례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의원은 리씨에게 잘 살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우크라이나 의회와 '얄타 유럽전략(YES) 특별회의' 공식 초청장을 받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같은 달 25일 북한군 포로 리 씨와 백 씨를 1시간 10여분 간 면담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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