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에 사용 가능한 약물 중 하나다.
하지만 출생 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과 ADHD 장애 위험의 관련성을 보고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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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가 감기에 걸렸을 때 흔히 먹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녀를 출산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
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ADHD 유병률은 9% 였다.
어머니의 혈액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수치가 검출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았다.
특히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을 때 태아가 딸인 경우 ADHD 발병 가능성이 6배나 더 높았다.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연구팀은 “출생 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은 ADHD를 비롯한 발달 관련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열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주요 약물이다.
‘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해당 약물은 임신 중에도 사용 가능한 약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는 ‘저위험 약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임산부의 약 41~70%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태아의 장기적인 신경발달 영향과 관련해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면서 “이 약물은 수십 년 전에 승인됐다.
FDA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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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약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ADHD 약물 과수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ADHD는 아동기에 주로 발병하지만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난 2023년 타이레놀과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제조업체를 상대로 400여 건의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