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 도심서 탄핵 찬반 집회
윤 석방에 환호·눈물 vs 야유·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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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광화문 일대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이윤경·이다빈 기자]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할레루야"를 외치며 환호한 반면,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 사이에선 야유와 탄식이 나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광화문 일대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10만명이 집회에 참가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 즉각 복귀', '4대 4 탄핵 기각' 등의 피켓을 들고 "탄핵 각하"를 외쳤다. 일부는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인증샷을 남겼다. 거리에는 '밟아밟아 찢재명 존'도 마련됐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거나 춤을 췄다. 대형 풍선도 띄워졌다. 풍선엔 '윤석열의 계엄령, 국민이 계몽됐다', '국민이여 일어나라. 국가가 위태롭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달렸다.
이날 오후 5시20분께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광화문이 이겼다", "윤 대통령 만세"를 외치며 일제히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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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 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 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지지자 500여명은 오후 5시47분께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오자 환호했다. 이들은 북과 장고 등을 연달아 치면서 "최고로 기분 좋다. 우리가 승리했다"며 태극기를 높이 흔들었다.
검정색 정장에 올림 머리를 한 단정한 차림으로 나온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내 지지자들에게 미소지은 채 손인사를 건넸다. 이후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고 오후 5시51분께 준비된 차량에 탑승한 뒤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이 지나간 길을 따라 이동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날부터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밤샘 집회를 이어간 지지자들도 윤 대통령 석방 소식에 "결국 지켜냈다", "탄핵 무효"라고 소리를 질렀다.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보며 서로 껴안거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오후 6시15분께 관저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경호차에서 내려 5분여간 지지자들과 악수했다.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을 연호하며 "이겼다"고 외치거나 제자리에서 뛰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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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통일당이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연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도 이날 도심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오후 2시부터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선 '윤석열 파면·국힘당 해산 130차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비상행동은 10만명 규모로 경찰에 집회 신고를 했다.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아유와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윤석열을 즉각 재구속하라', '검찰총장 심우정은 사퇴하라', '헌재는 신속 파면하라', '윤석열의 하수인 검찰을 규탄한다',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등 구호를 계속 외치며 윤 대통령 석방을 비난했다. 비상행동은 이날부터 경복궁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 시민은 "법원의 윤석열 석방 결정을 규탄한다"며 "어떻게 잡은 윤석열인데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냐"고 토로했다. 다른 시민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며 "윤석열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발언대에 선 한 시민은 "윤석열의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실감이 든다. 어떻게 매번 이렇게 화를 치밀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근육통에 시달리며 깃발을 흔들려 누군가는 광장을 만들고 치열하게 싸워 만든 결과인데 내란범 석방이라니 말도 안된다. 내란범에게 어울리는 장소는 감옥뿐"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