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미국의 모든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관세발(發) '트럼프세션(트럼프 대통령 정책으로 발생하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는 "예측하고 싶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2일에는 모든 것이 상호적이 된다"며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것을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의 관세, 비관세 장벽을 감안해 이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이다.
그는 캐나다, 멕시코에 지난 4일 25% 관세를 발효한 지 이틀 만에 한 달 유예한 것을 놓고 두 국가를 "돕고 싶었다"면서도 향후 관세율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큰 나라"라며 "그들은 우리와 많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있어 (그들은) 훨씬 덜 중요하다.
우리는 캐나다와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월2일까지 미 자동차 업체를 돕고 싶었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올라갈 수 있으며 아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정책의 정당성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리스트들은 수년 간 미국을 착취해왔다"며 "그들은 미국에서 돈을 빼앗았고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중 일부를 되찾아 우리나라를 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전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 착취당했다"며 "우리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으로 빼앗겼고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되찾는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런 일을 예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관세발 트럼프세션 우려가 증폭되면서 지난주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3.1%, 3.45%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큰 일을 하고 있고 이런 일에는 과도기가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 부를 되찾아 오려는 큰일을 하고 있고 이런 일엔 항상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도 이날 NBC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관세가 낮아질 것"이라며 "미국에 경기 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공개 충돌을 빚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서는 "고마워할 줄 모른다"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아래서 아기에게 사탕을 빼았듯 우리나라에서 돈을 빼내갔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이 다시 성사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미 국무부도 오는 10~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추진 과정에서 피해자인 우크라이나가 아닌 가해자인 러시아의 편을 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보다 러시아에 더 강경했던 사람은 없었다"며 "난 노드 스트림-2 가스관을 막은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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