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대대적인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 탓에 방산업체들이 자금 조달 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신형 드론, 첨단 보안 장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유럽 방산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역내 금융 환경이 재무장을 추진하는 정치적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친러시아 행보를 이어가면서 EU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유럽 재무장 계획'을 내놨다.
특히 무기 공동자금 대출 등 관련 예산 집행 시 유럽산 무기를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유럽 방산업계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과 충돌하는 산업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도록 하는 규제가 자금 조달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패트릭 슈나이더 시코르스키 나토혁신기금(NIF) 파트너는 "(방위산업 부흥을 위한) 정치적 분위기가 아직 은행 등 금융권에는 반영되지 않은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파브리지오 캄펠리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도 "자금 조달 관련해 구체적 조치가 없다면 유럽이 방위산업을 새롭게 재편하기 위한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방위산업을 더 금융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 금융의 정의를 단순화, 표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산업체 중에서도 ESG 규정이 적용되기 전부터 금융권과 협력해 거래 실적이 있는 대형 기업보다는 신생 스타트업 등 소형 기업이 문제를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독일 드론업체 퀀텀 시스템즈의 플로리안 사이벨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방산업체가 단순히 은행 계좌 개설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들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래가 차단된다"고 했다.
드론 요격 기술 개발사 알파인이글의 얀 헨드릭 볼렌스 CEO도 "우리는 여전히 은행들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방위산업 부문을 포함한 산업계 규제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달에도 기업의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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