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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심 '친러' 루마니아 대선후보, 재선거 출마 불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마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 루마니아의 친러시아 성향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대선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제오르제스쿠의 대선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며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출마에 대해 1000건 이상의 이의 제기가 접수됐다.
주로 그의 반민주적 성향 및 극단주의적 입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출마 불허 결정에 대해 극우 정당 대표들은 '비민주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십명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은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중앙선관위 건물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건물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지도자", "우크라이나는 본래 정식 국가가 아니다" 등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 1차 투표에서 예상을 뒤집고 1위를 차지하며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예상 밖 선전에 선거법 위반과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결정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이에 러시아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출마 불허로 친유럽 후보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루마니아와 미국 간 관계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며 루마니아 당국에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출마 허용을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헌재의 결정을 '미친 짓'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지난달 26일 헌법 질서 위반 및 선동, 파시스트 조직 가입, 선거 자금 관련 허위 기재 등 6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공직 출마가 금지될 수 있다.
다만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오는 5월4일에 치러질 대선 재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40~45%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이번 선관위 결정에 대해 헌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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