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자필 편지…“성찰 중, 얻는 것이 더 많다”
‘음주 뺑소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최근 한 달간 100여장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에겐 반성과 감사의 내용이 담긴 옥중 편지를 보냈다.
![]()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왼쪽)이 지난해 5월9일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가 대기하는 검은색 승용차에 타는 모습. 뉴스1?채널A 보도화면 캡처 |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달에만 100장이 넘는 반성문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반성문에는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 팬들의 탄원서도 계속 법원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소심 첫 공판이 있던 지난달 12일 김씨가 자신의 팬덤 ‘아리스’에게 쓴 자필 편지엔 기다려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편지에 “그리운 마음을 담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현재 지난 날의 저를 성찰하고 있다.
김호중이, 김호중이 되지 못하고 살았다.
세상은 모든 걸 잃었다고 제게 말하지만, 저는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식구들, 미치도록 보고 싶고 그립다.
기다려달라”고 적었다.
김씨는 지난해 5월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로에서 맞은편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매니저 A씨에게 허위 자수하게 한 혐의(범인도피교사)도 받았다.
![]() |
지난해 5월9일 김씨 사고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연합뉴스 |
그는 사고 직후 경기 구리시의 한 모텔로 도주 후 잠적했다 약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하고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측정을 받았다.
조사 초기에는 음주 사실을 부인했으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물적 증거가 나오자 사고 열흘 만에 인정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1% 수준이었다고 추정, 음주운전 혐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혐의 등을 적용해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할 수 없다며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하고 기소했다.
김호중은 지난해 11월 1심 선고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혐의에 대해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씨 대신 허위 자수한 A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고 반성한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위해 지난 5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김씨의 첫 항소심 공판은 지난달 12일 열렸다.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목발을 짚고 등장한 그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한 모습으로 있다 음주 운전 관련 영상이 재생될 때에는 마른 세수를 하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의 사고 후 행동이 전형적인 술타기 수법과는 차이가 크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술타기는 음주 측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독한 술을 마신 후 이로 인해 정확한 측정을 불가능하게 하는 전형적 패턴이 있다”며 “그런데 김호중은 이미 매니저가 대신 자수할 것이라 알고 있었고, 본인이 경찰에 가서 음주 측정을 할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술타기였다면 캔맥주가 아닌 독한 양주를 마셨을 것”이라며 “당시 편의점 묶음 할인으로 (맥주) 4캔을 샀는데, 젊은 30대 남성이 음료수 대신 맥주를 산 건 상식적인 일이다.
체격이 건장한 30대인데, 혈중알코올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런 술을 고른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항소심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