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오는 6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이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만약 6월 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입성 이후 미·중 간 첫 만남이 된다.
경기침체 우려, 관세 후폭풍으로 인한 증시 급락과 인플레이션 유발 등 양국이 처한 경제적 상황을 해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WSJ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6월이 생일이기 때문에 생일회담의 의미도 있다고 이 신문은 짚었다.
다만 회담 장소와 관련해 중국 측은 베이징 개최를 선호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시 주석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찾는 방식으로 회담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청하는 사람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회담 논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 및 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한 이후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후 이를 유예했고, 유럽과 다른 무역파트너에게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현재까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이 실제 투하된 유일한 국가다.
이달 초 백악관은 미국 펜타닐 위기의 주범으로 중국을 거론하며 2월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중국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약 14.5%에서 35%로 인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조치 이외에도 대미(對美)투자·대중(對中)투자 제한, 조선업과 같이 중국이 주도하는 산업을 표적으로 삼는 것, 중국 하이테크 기업의 판매 제한 등의 조치를 추가로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관세를 비롯한 통상 문제 전반에 대한 양측간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2위인 미국과 중국 간 통상 전쟁이 해소되면 관세발 글로벌 경제 충격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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