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에 대해 청년들은 '행복'보다는 '슬픔', '공포', '혐오' 등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혼과 관련한 청년 세대의 핵심 키워드는 '돈'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된 결혼·출산·육아 관련 게시글 약 5만 건을 분석해 11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게시물에 표출된 주된 감정을 분석한 결과 결혼 관련 게시글의 32.3%가 '슬픔', 24.6%가 '공포'로 분류됐다.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혐오'(23.8%)와 '공포'(21.3%) 감정이 높게 나타났다.
행복한 감정으로 분류된 글은 결혼 게시물의 9.3%, 출산 게시물의 7.3%, 육아 게시물 중에선 13.1%로 10% 안팎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이 2023년 0.72명에서 지난해 0.74명으로 소폭 반등했다.
연구원은 "이와는 별개로 여전히 청년층 내에선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에서 결혼 관련 게시글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돈'(28.9%)으로 나타났다.
돈은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상위 5위(13.2%) 키워드였다.

'집'이라는 키워드도 육아와 육아휴직 게시글에서 10위권 빈도로 등장했다.
토픽 중심의 분석에선 결혼 게시글의 경우 '결혼 준비와 조건'(57.9%), 출산 게시글은 '출산과 경제적 지원'(19.9%), '출산율 감소와 사회경제적 변화'(36.8%)가 주요 토픽인 것으로 보였다.
육아 관련해선 '가정 내 육아와 부모의 역할'(69.6%), '직장 내 육아 지원 제도와 커리어 관리'(30.4%), 육아휴직에 대해선 '육아와 가정 내 역할 분담'(37.8%), '직장과 육아의 병행'(24.4%) 등이 주요 토픽이었다.
연구원은 "작년 합계출산율 반등은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추세적 반등의 시작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과거 팬데믹으로 지연된 결혼과 출산의 일시적 회복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연구원 인구연구센터장은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청년이 직면한 경제적 부담과 일·가정 양립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업은 가족 친화적 근무환경과 육아휴직 활성화를, 정부는 주거 안정과 실질적 양육 지원책 확대를 위해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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