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권한대행 ‘직무유기’ 고발 당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을 계기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윤 대통령 측은 변론재개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법조계 안팎에선 변론이 재개됐다가 진보 성향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가 탄핵심판에 합류해 9인체제가 되면 탄핵 인용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8일 석방 이후부터 이날까지 헌재에 변론재개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현재 변론재개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고, 추후 변론재개 신청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 측 역시 윤 대통령 구속취소 관련 대응이나 추가 서류 제출 계획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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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최상수 기자 |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인 7일 탄핵 소추 및 심판에서 나타난 절차의 흠결을 지적하는 헌법학자들의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이 변론재개 신청에 조심스러운 이유는 마 후보자의 탄핵심판 참여가 결과에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헌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 후보자 불임명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하면서 마 후보자 임명은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이념 성향이 짙은 마 후보자가 탄핵심판에 합류하면 탄핵 인용 쪽에 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 석방은 탄핵심판 진행에 전혀 차질이 없어 특별히 재판을 지연하겠다는 목적 외에는 변론을 재개할 이유가 없다”면서 “변론재개를 요청했다가 마 후보자만 임명되는 상황이 윤 대통령 측에선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은 탄핵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마 후보자에 대한 즉시 임명을 압박하고 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 교수와 마 후보자 불임명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낸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 111조 3항의 국회 선출 후보 임명 의무와 헌재법 66조 2항의 처분 의무에 따라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해야 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헌재법 66조 2항에 따르면 헌재가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했을 때는 피청구인은 결정 취지에 따른 처분을 해야 한다.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보류 관련 국회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일부 인용했음에도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헌재 결정에 불복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차 교수와 김 변호사는 “헌재의 인용 결정은 법무부, 법제처, 국무위원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하므로 최 대행이 법제처 등의 자문을 받을 정당한 이유는 없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은 헌재 탄핵심판 결정에 대한 불복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직무유기죄는 불기소 시 고발인이 재정신청을 내 인용결정을 받으면 기소를 강제할 수 있는 죄”라며 “후속 조치까지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안경준·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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