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등 첨단산업 주도권 잡기 올인
과학기술 예산 전년대비 10%나 늘려
200조원 풀어 내수부양·국내 투자 견인
서열 3위 자오러지 병환 탓 폐막식 불참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양회에서는 내수 회복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이 화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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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회의 개막식에서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뉴시스 |
미·중 패권경쟁이 무역을 넘어 첨단 기술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양회에서 중국은 세계의 이목을 끈 딥시크를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올해 중국의 과제를 발표하는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신품질 생산력’을 강조하면서 AI와 바이오,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등의 산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 총리는 “과학자 정신을 발양하면서 탐색을 격려하고 실패에 관용적인 혁신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런 발언 등에서 최근 수년 사이 정치·사회적으로 다소 무거워진 중국 분위기와 다른 혁신 장려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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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
‘체화 지능’(실제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AI 탑재 로봇)과 6G,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PC가 업무보고에 처음 등장했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전날 공개한 ‘2025 양회 분석 특별 리포트’에서 당국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전략 산업에서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향후 미·중 간 게임 체인저가 이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고, 후발 산업은 필사적으로 추격하고 선도 산업은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위안(약 80조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정부공작보고 연간 10대 과제에서 세 번째로 제시됐던 내수 문제는 올해 맨 앞으로 올라왔다.
리 총리는 올해 중국이 3000억위안(약 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투입해 소비재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에 쓰고, 중앙정부 예산 7350억위안(약 147조원)을 들여 정부가 국내 투자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는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가 됐다.
적자 규모는 5조6600억위안(약 1122조원)으로 한 해 만에 1조6000억위안(약 320조원) 늘어난다.
내수와 함께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최근 수년 동안 억눌렸던 민영기업들을 더 풀어주는 방향으로 ‘민영경제촉진법’을 개정하는 것도 이번 양회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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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
초과근무가 만연했던 중국 회사들의 변화, 정부가 직접 만든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중국의 국민 가전 브랜드인 하이얼의 유머 등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전인대 폐막식에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돌연 불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자오 위원장이 병환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전인대 페막식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전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수십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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