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개 파생상품까지 범위 확대
美 수출 모든 국가 관세 물어야
4월 2일부터 車 추가 관세 부과
금융지원·세제 혜택 검토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통상정책의 일환으로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이 12일 발효됐다.
이번 조치는 기존 관세 면제를 철회하고, 철강?알루미늄의 파생상품까지 포함해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2018년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확보한 연간 263만 톤 규모의 철강 면세 쿼터도 폐기됐다.
이날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 약 1500억 달러(약 218조원) 상당이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집권 1기 때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알루미늄 관세율도 25%로 올리는 한편 관세 적용 대상을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253개 파생제품으로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그동안 각국과의 합의에 따라 적용해온 예외와 관세 면제는 원칙상 전부 없앴다.
다만 볼트, 너트, 스프링 등 166개 파생상품은 곧바로 25% 관세가 적용됐고,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가전?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상품은 미국 상무부의 추가 공고가 있을 때까지 관세 적용이 유예된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000만 달러?23%), 멕시코(35억 달러?11%), 브라질(29억9000만 달러?9%), 한국(29억 달러?9%), 독일(19억 달러?6%), 일본(17억4000만 달러?5%) 등의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2기 집권과 동시에 불법 이민자와 마약류 유입을 문제 삼으며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3개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모든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첫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DC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열린 주요 기업최고경영자(CEO)들과의 대화에서 “관세가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관세의 최대 효과는 제조업 기반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됨으로써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타깃은 자동차다.
오는 4월 2일부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철강 수출의 13%, 자동차 수출의 17%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따라서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특정 기업이 아닌, 철강?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수출기업들은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모색해야 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철강?자동차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금융지원과 세제 혜택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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