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개의견선 “시스템 변경, 열람 거부 등 위헌·위법”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일부 위헌·위법 행위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파면을 할 만한 중대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탄핵안이 접수된 지 98일 만에 곧장 직무에 복귀한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최 원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하고,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등의 사유로 탄핵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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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이 이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헌재는 우선 ‘표적 감사’와 관련해 “이 사건 복무감사는 다수의 제보를 근거로 실시한 특정사안감사로, 기관 정기감사와 목적 및 대상 등이 달라 두 감사가 시기적으로 근접해 실시됐다고 해서 감사목적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권익위원장 개인에 대한 대인감찰 뿐 아니라 권익위원회의 행정사무에 관한 감찰도 포함되어 있어서 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감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와 관련해 국회는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과정의 타당성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감사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의결하였다’고 감사원장이 기재한 것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감사청구사항 중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에 관해 실시하기로 한 감사의 내용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법령위반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결정의 타당성이나 당부에 관한 사항은 감사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감사원장이 이 과정에서 불성실한 감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고, 부실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관 8명은 모두 기각 의견이었으나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일부 별개의견을 달았다.
이들 재판관은 “감사원장이 전자문서 시스템을 변경한 행위, 국회 위원회의 현장검증 시 회의록 열람을 거부한 행위에 더해, 이 사건 훈령 개정으로 국무총리에게 공익감사청구권을 부여한 행위 역시 헌법 및 감사원법 등에 위반된다”고 봤다.
다만 “피청구인의 법 위반이 임명권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하여야 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파면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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