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인근 횡단보도서 찬반 단체들 몸싸움
밤샘 농성, 릴레이 시국선언, 학내 집회 등 '격화'
![]()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임박하면서 찬반 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헌법재판소에서 밤샘 농성과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13일 헌재 앞은 이들 집회로 아수라장이 됐다. /송호영 기자 |
[더팩트ㅣ이윤경·송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임박하면서 찬반 단체들이 연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헌법재판소에서 철야 농성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곳곳에선 양측의 신경전도 벌어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엿새째 단식 중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대표자들은 13일 오후 헌재 인근 지하철 안국역 4번 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초 기자회견은 헌재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많아 장소를 옮겼다.
이들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탄핵되고 구속되면서 어렵게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윤석열이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자 다시 불안을 호소하고 내란성 불면에 빠졌다"며 "헌재는 피와 눈물로 쓴 헌법을 함께 수호해 온 주권자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해 윤석열을 신속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호루라기를 불거나 확성기를 통해 경보음을 울리면서 비상행동의 집회를 방해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양측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안국역 일대가 마비됐다.
"윤석열 탄핵"이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시민과 윤 대통령 지지자 간 몸싸움도 발생했다. 걸어왔다. 탄핵 찬성을 외치던 시민이 넘어지자 한 윤 대통령 지지자는 "민주노총이네. 뇌진탕으로 쓰러졌어야 하는데. 쇼네"라며 비난했다. 경찰의 제지로 소동은 일단락됐다.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비상행동은 서십자각 앞에서 나흘째 릴레이 시국선언도 진행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동십자각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퇴진을 위한 긴급행동' 집회를 연다.
![]() |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 500명은 자유민주수호 애국연합의 주도로 '탄핵반대 500명 삭발식'에 나섰다. /뉴시스 |
탄핵 반대 단체들은 이날도 헌재 인근에서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안국역 부근서 탄핵 무효 철야 집회를 나흘째 열었다. 헌재 앞에서는 일부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기자회견을 펼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 500명은 단체 삭발식에 나섰다. 헌재 정문을 기준으로 지지자들은 좌우로 나눠 가운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았다. 이들은 이를 꽉 깨물고 굳은 표정으로 삭발식에 임했다.
한 지지자는 삭발를 끝낸 뒤 일어서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다른 지지자들은 떨어진 머리를 툭툭 털고 바로 일어난 뒤 휑한 머리에 스톱더스틸(STOP THE STEAL)이라고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쓰고 집회에 다시 동참했다.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이 연일 진행된 대학가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은 서울 성북구 교내 본관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한국외대 학내 집회'를 열었다. 앞서 한국외대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7일 두 차례에 걸쳐 시국선언을 했다.
한국외대 학생들은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윤석열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모두 추운 겨울 광장을 지켜온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윤석열 파면 선고를 하도록 대학가의 목소리를 모아 헌재를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도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교내 ECC 계단 앞에서 '윤석열 구속 취소 및 즉각 파면 요구' 이화인 학내집회 및 행진을 예고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 취소 규탄한다'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