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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이 안내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아파트 시장이 강남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불장(불타는 장세)에 돌입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물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까지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제라도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초조함이 퍼지고 있다.
지난 주말, 한 매물을 보기 위해 서울의 한 부동산을 방문한 A씨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집을 보기 위해 최소 4팀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일부 매물은 예약 후 돌연 취소됐다.
매도자가 몰려드는 손님에 호가를 올리거나, 아예 매물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약 과정에서도 매도자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15억 원대 아파트 매매를 진행한 B씨는 “가계약금을 보내겠다고 했는데도 매도인이 바로 계좌를 주지 않아 한 시간이나 지체됐다”며 “부동산 중개업소의 적극적인 설득 끝에 겨우 입금했다”고 전했다.
14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성동구 옥수동의 옥수삼성(1999년식·1114세대) 전용면적59㎡(26평) 15층은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일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2008년식·6864세대) 전용면적59㎡(26평) 12층은 21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성동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강남과 마용성 일대에서는 최고가가 연이어 나오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다”라며 “보러오는 손님도 여럿되고 한 물건을 줄서서 보아야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금의 시장 분위기라면 가계약을 걸어도 배액배상(가계약 파기 시 두 배 반환)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며 “매도자가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서울과 지방 간의 시장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강남·마용성이 불타는 동안, 부산·세종 등 지방 일부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0.20%) 집값은 상승을 지속했다.
비역세권이나 구축 단지에서는 관망세가 있지만, 재건축 등 선호 단지 위주로 수요가 집중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0.69%), 송파(0.72%), 서초(0.62%) 등 주요 지역에서는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반면 지방 5대 광역시(-0.07%)는 하락세를 타고있다.
부산(-0.08%)과 대구(-0.10%)는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세종(-0.14%) 역시 신규 공급과 매물 적체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8개 도(-0.03%)역시 하락이 지속했는데 충남 천안(-0.19%) 등 일부 지역은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은 입지에 따라 온도 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격차가 극심해지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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