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첫 재판에서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 권리인 비상계엄을 위해 논의했을 뿐 모의나 공모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및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과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장관은 '거대 야당'을 언급하며 이번 내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거대 야당의 패악질이 심각해진 상황이었고, 당시만 해도 22번의 무더기 탄핵 발의가 있었는데 이야말로 위헌적, 위법적인 것"이라며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 고유권한인 비상계엄을 위해 논의한 것뿐인데 어떻게 감히 모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 헌법상 비상계엄 자체가 불법으로 생각한다는 거냐"며 "헌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국헌 문란을 자행하는 거대 야당의 패악질을 막기 위해, 경종 울리기 위해 (계엄을) 한 것"이라며 "40년간 미약하지만, 국민을 위해 살았는데 왜 국헌 문란을 하냐.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윤 대통령이 줄곧 "계엄은 거대 야당으로 인한 것이고, 헌법으로 보장된 대통령 권한"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전 장관 측은 검찰의 '대통령 윤석열' 호칭을 두고 반발하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호칭을) 윤석열, 김용현 이런 식으로 하는데, 장관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통령은 국가 원수인데 호칭을 좀 (바꿔 달라)"고 했다.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 진술에서 윤 대통령을 '대통령 윤석열'로, 김 전 장관을 '피고인 김용현'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검찰은 "모두진술은 검찰의 권한이고 소송의 시작인데, 방해하는 건 진술권 침해"라며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제지할 것을 지휘하도록 요청한다"고 맞받아쳤다.
재판부는 "그건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일단 모두진술을 듣고 얘기해달라"고 중재했다.
또 김 전 장관 측은 검찰의 모두진술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재판부에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낭독하는 절차를 두고 이 변호사는 "낭독하는 것 아닌 것 같다.
프린트물로 간결하게 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 측 역시 재판 진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30여분간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최기식 변호사는 "변호인들 좌석 모니터에서 검찰 자료가 송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무장한 계엄군 투입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헌병대장은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서 내란을 공모하고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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