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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사고 기부도 하고 좋아요"…청년 몰리는 이곳

'니트 5000원, 바지 1만원'


17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강서구 등촌역 인근의 '행복한 나눔' 매장에는 청년들이 분주하게 의류, 생활용품 등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 손에는 커피를 든 채 진열된 반지를 껴보며 지인과 액세서리를 구경하는 청년도 있었다.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모씨(28)는 "조미김 등 식품부터 의류,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데다 수익금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쓴다고 해서 자주 찾는다"며 "점심시간이나 퇴근하면 짬 내서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NGO) 기아대책에서 운영하는 이 매장은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받은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주로 대기업으로부터 새제품을 받아 판매한다.
또 미혼모 등 취약계층이 제작한 비누, 디퓨저 등 생활용품도 판다.


수익의 70% 이상은 탈북민, 자립준비청년, 미혼모 등 취약계층 고용 지원이나 현물·현금 기부 등에 쓰인다.
실제로 행복한 나눔 12개 매장의 직원은 전부 취약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방문한 등촌역점의 두 직원 모두 경력단절 여성이었다.
나머지 수익의 30%는 매장 관리비로 지출된다.


행복한 나눔 등촌역점 매니저로 3년째 일하고 있는 정가영씨(40)는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다가 행복한 나눔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할 수 있게 됐다"며 "보통은 주부나 어르신들이 매장을 많이 찾았는데, 지난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무신사 옷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가 들어오면서 이들의 방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옷을 자주 산다는 이모씨(29)는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만한 옷들도 들어오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며 "지난 겨울 히트택을 단돈 5000원에 샀는데 덕분에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언제 어떤 옷들이 들어와 있을지 모르니 시간 날 때마다 들리곤 한다"고 덧붙였다.


가게를 찾는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행복한 나눔 매출도 증가세다.
12곳 매장의 매출 합계액은 2022년 약 14억원이었는데, 2023년 22억원, 지난해 30억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품 기부액도 28억원, 59억원, 73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장 내 리필 스테이션도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인기 요소로 손꼽힌다.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장애인, 미혼모 등이 만든 세제, 디퓨저 등을 개인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수익은 취약계층에 돌아간다.
개인 용기에 내용물을 담아간다는 점에서 일회용기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직장인 노모씨(26)는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어 세제를 주로 사러 온다'며 "500ml에 125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취약계층도 돕고 플라스틱 사용도 줄여 자주 들린다"고 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의 소비 방식이 매장의 성장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 세대는 확고한 취향을 바탕으로 소비에도 마니아적인 특징을 보인다"며 "행복한 나눔 매장을 찾는 청년들은 본인의 소비가 취약계층 지원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제품을 사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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