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서 경로 이탈 원인 ‘미상’
기체 전소… 조사 시일 걸릴 듯
사고 기종 ‘헤론’ 노후화 지적도
2024년 北 GPS 교란에 추락 전력
軍 “다른 기종 투입해 공백 대처”
지난 17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육군 부대 항공대대에서 헤론 무인정찰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에서 방향을 틀어 지상에 있던 수리온 헬기와 충돌해 두 기체 모두 불에 타는 사고와 관련, 육군이 중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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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형 정찰무인기가 지상에 있는 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지난 17일 발생했다. 연합뉴스 |
현재까진 ‘무인기가 원인 미상으로 경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이외에는 설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군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에선 기체와 조종사가 기지로 복귀하면서 사고 원인과 과정이 빠르게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는 무인기가 헬기와 충돌하면서 발생한 화재로 기체가 전소했다.
항공사고에선 기체 잔해의 분포와 형태 등도 중요한 단서가 되는데, 무인기가 불에 타면서 조사에 필요한 단서 중 상당수가 훼손되거나 사라진 상태다.
사고 당시 촬영된 사진이나 목격자 및 운용 인력의 진술, 지상통제소에 남아 있는 정보와 관제소에 기록된 데이터 등을 종합하고 분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일각에선 소프트웨어 오류나 착륙장치 이상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헤론 무인기는 이착륙 체계와 임무시스템 등이 자동화되어 있다.
작동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오류가 발생, 착륙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헤론 무인기가 활주로에서 갑자기 방향을 튼 뒤 빠른 속도로 수리온 헬기와 충돌했다는 점에서 착륙장치 이상이나 활주로 위에 이물질이 있었을 가능성도 나온다.
군 안팎에선 사고 전부터 헤론 무인기의 노후화 문제가 지적된 바 있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이후 11일 만에 발생했다.
좌표 입력 오류로 인해서 상당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 사고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사고다.
이번 사고가 인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군의 기강 해이 논란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육군본부의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이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사고로 군은 서북도서와 수도권 접적 지역 감시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군은 2016년 긴장감이 높아지던 서북도서 일대에서 공중감시정찰능력을 강화하고자 헤론 무인기 3대를 도입했다.
한국군에선 군단급 무인정찰기로 분류됐지만, 체공시간이 육군의 송골매 무인정찰기보다 훨씬 길고 지상·해상 이동표적을 면밀하게 정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춰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수량이 부족해 상시적인 감시활동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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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고도 600m에서 비행하던 무인기가 고도를 3㎞로 잘못 파악하는 오류가 발생, 착륙을 위해 하강하다 지면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론 무인기는 민수용 GPS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간 GPS는 전파방해에 취약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상대방의 드론 활동을 저지하고자 전자전 공격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북한도 이와 유사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군은 국내에서 개발되어 전력화된 공군의 중고도무인정찰기(MUAV)와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육군 대대·사단·군단에서 운용 중인 무인정찰기 등을 활용해 감시정찰 공백 우려에 대처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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