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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생가서 ‘90억’ 황금 변기 훔쳐 팔아치운 일당…5년 만에 법의 심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에서 475만 파운드(약 90억원) 상당의 ‘황금 변기’를 훔쳐 팔아 치운 일당이 범행 5년여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AP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18일(현지시간) 마이클 존스(39)와 프레데릭 도(36)에 대해 각각 ’황금 변기’ 절도에 공모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들은 각각 강도, 장물 이전 조력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설치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가 도난 당하기 전인 2016년 9월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설치된 모습. AFP연합뉴스
존스는 2019년 9월14일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예술작품 ‘황금 변기’가 전시된 처칠 전 총리의 생가인 영국 블레넘궁에 몰래 들어가 이 작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존스는 이미 붙잡혀 유죄 평결을 받은 사건의 기획자이자 주범인 제임스 션(40)의 사주를 받고 사건 당일 새벽 최소 2명의 다른 일당과 함께 블레넘궁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처칠이 태어난 바로 옆방에 설치돼 있던 황금 변기를 쇠지렛대 등으로 뜯어내 훔친 차량에 싣고 달아났다.
이들이 범행에 걸린 시간은 채 5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시회 개막일이었던 범행 전날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람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황금 변기를 직접 사용하면서 ”아주 인상적”이라고 답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사전에 면밀히 계획되고 수행된 대담한 습격”이라면서도 ”범인들은 조심성은 떨어졌다.
그들은 법의학과 CCTV, 휴대전화 기록 등의 형태로 증거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범인 도의 경우 절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추후 주범인 션과 모의해 훔친 황금 변기를 옮기는 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검찰은 주범 션 일당이 훔친 황금 변기를 조각내 녹인 후 보석상들에게 팔아 현금화했다면서 “비록 도난당한 금이 전혀 회수되지는 못했지만, 이번 기소로 더 광범위한 범죄와 자금 세탁 네트워크를 와해하는 데 일조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황금 변기’는 카텔란의 대표작으로 과도한 부(富)에 대한 조롱을 담은 풍자 작품이다.

카텔란은 18K 황금 98㎏으로 만든 이 작품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여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했다.
황금 변기는 2018년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장한 반 고흐의 그림을 임대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체품으로 백악관 설치를 제안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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