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스페인·포르투갈과 함께 월드컵 공동 개최지로 선정된 모로코가 '길거리 청소'를 내세워 대규모 유기견 학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더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은 "모로코에서 매년 유기견 30만마리가 죽임을 당하고 있다"며 "2030년 FIFA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300만마리의 개들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로코가 월드컵을 공동개최한다고 발표한 이후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인 (유기견) 살해가 증가했다"며 "개들은 총에 맞거나 독살당한다.
이로 인해 고통스럽게 죽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모로코에서는 무장한 사람들이 개를 독이 묻은 막대로 찌르거나, 독이 든 미끼를 개들에게 직접 먹이는 식으로 학살이 진행 중이라고 IAWPC는 강조했다.
총상을 입은 개들은 피 흘리는 상태로 거리에 방치되고 죽은 개들은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모로코의 동물보호소가 사실상 도살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IAWPC 레스 워드 회장은 "수백마리의 개들이 비좁은 공간에 갇혀 자신의 배설물 속에서 살고 있다"며 "질병으로 죽거나 굶주려 죽는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개들은 결국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더 선은 "모로코 당국은 2019년부터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30만마리의 유기견을 죽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방식을 통해 매년 약 8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광견병이 종식될 거라고 주장하지만, 동물 운동가들은 살처분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동물권 운동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모로코의 월드컵 개최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모로코 정부는 FIFA에 제출한 입찰 평가 보고서에서 동물 권리 보호에 대한 의지를 밝힌 뒤 지난해 8월부터 동물 도살이 금지됐다고 한 바 있다.
IAWPC의 '모로코 개 학살 종식 캠페인'에 참여한 제인 구달 박사는 "FIFA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감독하에 벌어진 끔찍한 야만적 행위에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축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잔인한 행위라는 점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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