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플라스틱 ‘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길 기술개발”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3-20 08:12:13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낼 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에 국내 연구진이 답을 내놨다.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을 개발한 것이다.

기존에 널리 사용돼 온 플라스틱은 화석 연료로만 생산할 수 있어 환경오염 문제를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새롭게 개발한 플라스틱은 시스템 대사공학을 활용해 미생물로 나일론과 유사한 성질의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환경오염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재질인 PET(폴리에스터)와 나일론(폴리아마이드)의 장점을 고루 갖춘 차세대 소재로 알려졌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미생물 균주를 개발, 새로운 유형의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인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미생물 대사회로를 설계해 서로 다른 폴리에스터 아마이드 9종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

이는 폐목재, 잡초 등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으로,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생산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무엇보다 해당 균주의 유가 배양식 발효 공정에서 높은 효율의 생산성(54.57g/L)이 확보돼 추후 산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정해민·신지훈 연구원과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물성을 분석해 기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 것도 확인했다.

이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이 ‘플라스틱=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는 동시에 뛰어난 강도와 내구성으로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균주 및 전략은 복수의 폴리에스터 아마이드 뿐 아니라 다른 그룹의 고분자들을 생산하는 대사회로 구축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본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석유화학 산업 기반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 가능한 바이오 기반 화학산업으로 플라스틱(폴리에스터 아마이드)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연구팀은 앞으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생산량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 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