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종전 단계에 접어들며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에선 지금까지 세차례 열린 재건회의보다 더욱 본격적으로 재건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유럽·우크라이나 문제 전문가인 필립 리커 전 주영미국대사(현 올브라이트스톤브릿지그룹 유라시아 파트너)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GA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은 혁신적이고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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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리커 전 주영미국대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GA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황·종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주형 특파원 |
그는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관련 시설을 주로 공격해온 사실을 언급하며 “에너지 인프라가 매우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체 에너지원도 일부 보유하고 있지만 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태양광, 수력, 풍력 프로젝트 등이 진행 중이고 이러한 분야들에 한국 관련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미 정부차원에서 금융 지원과 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부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리커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재건회의가 7월 로마에서 열리면 한국 기업들도 상당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22년 개전 이후 매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참여해 열리는 이 회의에 한국 정부도 매년 참석해오고 있으며 2023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선 400여개 기업이 ‘우크라이나 기업 협약’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협약은 “이 약속(compact)에 서명함으로써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무역과 투자에 참여할 기회를 찾아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리커 전 대사는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 특히 서부 도시 리비우에서는 경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미 투자 기회가 있는 상태이며, 다양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대통령실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재건 복구를 위한 양국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한국 기업들의 재건사업 참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등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도 재건 사업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촉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리커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정도로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유럽 동맹국들에게는 ‘이 지역 문제이므로 직접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보장에 유럽 등 동맹국들의 참여를 강하게 압박하는 만큼 재건 사업에도 유럽·한국 등 동맹국들의 참여를 원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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